[신문] 식물 길러보세요… 힐링은 기본, 염증 수치도 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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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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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랑]

 일러스트

헬스조선DB

 

암을 경험한 사람은 치료 부작용으로 인한 무기력감이나 우울뿐 아니라 재발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땅한 취미가 없다면 원예 활동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원예 활동이 암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예후 개선합니다.
2. 전문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작은 식물 심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원예 활동이 암 환자 예후 개선해”
암 생존자가 원예 활동을 하면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엄 캠퍼스와 오번대 공동 연구팀이 50~95세 암 생존자 381명을 1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가정에서 텃밭을 가꾸는 원예군과 ▲대조군으로 나뉘었습니다. 원예군은 가정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채소 씨앗과 원예 도구를 제공받았으며 전문 정원사가 매달 참여자들의 집을 방문해 텃밭 관리를 도왔습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근력·균형·민첩성을 측정하고 생체 표본을 수집했으며 채소 및 과일 섭취량과 신체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 결과, 원예군은 하루에 채소 및 과일 섭취량이 약 3분의 1 증가했습니다. 원예군은 대조군보다 스스로 ‘더 건강하다’고 인지했으며 신체 활동량이 증가했고 장내 미생물이 개선됐습니다. 원예군은 체중이 평균 0.8kg 감소했고 대조군에서는 체중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원예군의 코르티솔·사이토카인 등 염증 수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신체 활동 많고, 비타민D 합성 늘어난 덕분
연구팀은 야외에서 텃밭을 가꾸는 동안 비타민D 합성량이 증가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건강 개선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드마크 네프리트 박사는 “암 생존자는 정상인보다 또 다른 암이나 심장병, 당뇨병 등 질환 위험에 취약해 틈틈이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며 “텃밭 가꾸기는 채소 섭취량과 신체 활동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건강관리 방법 중 하나다”고 말했습니다.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승연 교수(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장)는 “원예 활동은 미세 근육부터 대근육, 관절 등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근력 및 근 조절력, 근유연성, 협응 능력이 향상되고 칼로리 소모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해 27만9326명을 약 8년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가정에서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는 등 녹지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과 관련된 암 발병 위험이 20% 낮았습니다. 위 연구팀도 개인 텃밭을 가꾸면서 신체 활동이 증가하고 자외선 노출에 의해 비타민D 생성량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인지·정서 증진 효과 뛰어나
단국대 생명자원과학대학 환경원예학과 이애경 교수(한국원예학회 이사, (사)인간식물환경학회 회장)는 “원예 활동은 신체적 이점 외에도 인지, 심리정서, 사회적 건강 증진에 효과적”이라며 “원예 수업에 집중하고 활동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 결단력 등이 향상되며 성취감과 자아 존중감 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암 환자의 원예 활동이 심리·정서적 개선 효과를 낸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아주대병원 경기 지역 암센터 연구팀이 성인 암 환자 113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회 참여만으로도 암 환자의 정서적 삶의 질이 13% 향상됐으며 우울감은 45%, 스트레스 수치는 34% 감소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원예 치료 후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40% 증가했습니다.

집에선 허브·새싹채소 기르는 것 추천
그렇다면 원예 활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승연 교수(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장)는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등 전문가가 진행하는 원예 치료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정 교수는 “전문가가 주관하는 집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누군가와 함께 소통을 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원예 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례로, 경기 지역 암센터에서는 원예 활동에 다양한 공예 활동 요소를 접목한 ‘자연물 모빌 만들기’, ‘새봄맞이 이끼 테라리움 만들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각 계절에 맞는 식물과 주제를 선정해 운영 중입니다.

만약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원예 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허브식물 ▲꽃 ▲다육식물 ▲새싹채소 등으로 이식·파종에 도전해 보세요. 이애경 교수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유해성이 없는 식물로 원예 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원예 활동 장소는 꼭 야외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정승연 교수는 “원예 활동은 장소에 관계없이 불안과 우울 및 스트레스 감소, 삶의 질 향상, 감각 자극 등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애경 교수는 “작은 화분을 기르는 것으로 강도 높은 신체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정서 함양을 비롯한 기타 효과는 톡톡히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7/15/20240715018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