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는 '여성의 상징'인 유방을 잃는다는 상실감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엄마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정에 위기가 오기도 한다. 유방암은 생존율이 90% 이상인, 걸려도 대부분 죽지 않는 암이다. 환자의 심리적인 상실감이나 치료 후 생활관리 등에 대한 전문가의 상담과 교육이 그 어떤 암보다 중요하다. 전인적(全人的)인 치료가 필요한 암인 것이다.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유방암 치료에 있어 전인적인 치료를 실천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 성적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같은 규모의 다른 병원에 비해 입원 일수가 짧고 진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유방암 환자, 치료 후 삶까지 케어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조기 유방암 환자라고 해도 환자가 원하면 여러 과(科) 의료진이 모여서 진료를 해주는 '다학제 진료'를 한다. 다학제 진료는 암 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의료진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의료진까지 모여 환자의 치료와 치료 후 삶의 질적인 부분까지 조언을 해준다.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 한세환 센터장은 "다학제 진료를 한다고 의사들이 모여 앉아 전문 용어로 대화를 나누다보면 환자들은 더 경직되고 불안해 한다"며 "환자에게 설명을 늘어놓기 보다 환자 이야기를 먼저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진료 스타일 덕분에, 유방암센터의 환자들은 다른 센터 환자에 비해 암환자에게 필요한 상담 진료나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더 잘 받고 있다.
일례로 아주대병원에서는 암 생존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를 운영하는데, 환자의 90% 이상이 유방암 환자다. 유방암센터 의료진이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로 환자를 많이 보내기 때문이다.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에서는 암 치료 후 합병증 및 후유증 관리, 운동·영양·피로 개선·성기능 장애·통증 등 신체 건강, 우울·불안·인지기능 저하 같은 정신건강, 직업 및 학업 계획, 경제적인 부분까지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유방암 환자, 상실감·우울증 위험 커
신체·정신·경제 상담 통해 극복 도움
조기 암이라도 원하면 '다학제 진료'
無전이 생존율 90.3%… 5년 연속 '1등급'
입원 기간, 동급 병원의 절반에 불과
◇5년 생존율 90% 이상, 우수한 치료 성적
유방암 치료 성적도 높다. 2000~2017년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받은 유방암 환자 3250여 명을 분석한 결과, 모든 병기를 포함한 5년 무전이 생존율은 90.3%였다. 5년 무전이 생존율을 병기별로 분류한 결과, 1기 유방암은 97%, 2기 유방암은 91.1%, 3기 유방암은 77.2%로 높았다. 병기별 재발률도 1기 5%, 2기 11%, 3기 23%로 전국 평균 재발률과 비교할 때 1기는 비슷하고 2기와 3기는 재발률이 낮았다.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 정용식 교수는 "우리 병원은 유방암의 악성도가 높은 젊은 여성 환자와, 유방암 2·3기 환자의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며 "이 점을 감안할 때 우수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유방암 진료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유방암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아주대병원은 심평원의 유방암 평가가 시작된 이래 5년 연속 1등급을 받고 있다.
◇유방암 진료비 저렴… 퇴원도 빨라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는 같은 규모의 다른 병원에 비해 입원 일수가 짧고 진료비도 저렴하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아주대병원에서 수술한 유방암 환자의 평균 입원 일수는 4일로 나타나, 같은 규모인 상급종합병원 8일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진료비도 아주대병원은 266만5000원으로 상급종합병원 평균 387만9000원에 비해 121만4000원이나 저렴했다. 정용식 교수는 "진료비가 저렴한 이유는 입원 기간이 짧은 것도 있지만 꼭 필요한 검사만 하기 때문"이라며 "수술 전 검사와 치료 계획을 정밀하게 세우고 수술을 하다보니 대부분 환자는 수술 후 2일 이내 퇴원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은 입원 기간이 짧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유방암 전문 간호사와 유방암 코디네이터가 수술 상처 관리는 물론 환자의 불편함을 즉각적으로 해결해주고 있다. 퇴원 후 가정간호 시스템도 잘 정비돼 있다. 가정간호 전담간호사가 퇴원 후 환자 가정으로 방문해 수술 상처 관리 등이 잘 되도록 도와준다. 정용식 교수는 "수술이 잘 됐다면 빨리 퇴원하는 것이 환자의 회복에 좋다"며 "환자에게 익숙한 환경인 가정에서 생활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더 안정되고 회복을 돕는다는 객관적인 연구는 여럿 나와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에서는 유방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내원 당일 영상 검사와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유방암을 진단 받은 환자는 3주 이내 수술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