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하고 재발 막으려면 마음부터 다스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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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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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종양학 전문의에게 듣는 암 예방법 
아주대병원 전미선 교수

평생 특징 질환을 치료한 의사는 그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헬스조선’은 의사에게 자신이 전문으로 보는 진료과 관련 질환 예방을 위해 스스로 어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물어보는 ‘의사의 건강 라이프’를 연재한다. 세 번째 주인공은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아주대병원 전미선 교수다. 
 

전미선 아주대병원 전미선 교수(방사선종양학 전문의)는 미국 터프츠 의과대학 조교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조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아주대 의과대학에 근무했다. 아주대병원에서는 경기지역암센터장, 기관연구윤리심의실장, 통합의학센터장, 유방암센터장을 지냈고, 현재 암통합지지센터장을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암학회 이사, 통합암학회 이사를 역임중이다. 2009년에는 국가 암 관리사업 정부포상(대통령상)을 받았다. 


“같은 암 환자라도 이후 재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큰 사람과 크지 않은 사람이 있어요. 주변 환경을 포함한 생활습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전미선 교수는 평생 암 환자만 치료해온 의사다. 지금은 여성암 환자를 주로 보지만 과거에는 소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를 담당했다. 수많은 암 환자의 치료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가 관심갖게 됐던 것이 바로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났던 부작용이다. 
“미국인과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골반 방사선 부작용 양상이 확연히 달라요. 미국인은 방사선 치료 후 설사를 심하게 해 지사제를 써야 하는 반면 한국인은 변비가 생기죠. 똑같이 장에 손상을 입는 것인데 정반대의 부작용이 생기는 거예요. 비슷한 예로 특정 폐암 표적 치료제의 경우 일본인에게는 폐 염증을 쉽게 유발하는 반면 한국인에서는 거의 유발하지 않아요.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먹는 것을 포함해 살고 있는 환경이 다른 것이 서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것을 ‘후생(後生)유전학’이라고 해요.”

채소 섭취 늘리려고 노력
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전 교수는 “건강하게 식사하고 많이 움직이고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가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식습관은 ‘채소 섭취량 늘리기’다.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실제로 과거에 비해 채소 섭취량이 많이 늘었어요. 예를 들어 카레를 만들어 먹을 때 밥양을 줄이고 그 대신 채소를 듬뿍 넣어요. 이러럼 식습관을 특별히 제한하기보다 평소 조금 더 건강한 식재료를 섭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피자를 꼭 먹고 싶다면 호밀이 들어간 도우를 쓰고 채소를 많이 얹어 먹는 것이죠.” 
식습관에 대한 강박이 있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오히려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암 환자가 먹는 것이라고 하면 제약이 많은 특별한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대신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보충하고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서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빵을 먹을 때도 단순 밀가루보다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로 만든 것을 먹고, 붉은 고기 섭취량은 과도하지 않도록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닭고기 같은 흰 고기는 크게 제한할 필요 없어요. 몸에 중요한 단백질원이 됩니다.”

건강하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 공부
전미선 교수는 매달 아주대병원 소식지에 암 환자를 위한 건강밥상을 소개하는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환자들이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막상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남성분들은 아프면 부인이 음식을 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여성 환자는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스스로 음식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이런 환자들을 위해 건강한 음식 간편하게 만드는 법을 요리연구가와 함께 알아보고 소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금테허브 구이'처럼 직접 만든 레시피도 있다.


전미선 교수가 알려주는 건강요리 금테 허브 구이

재료 (1마리 기준) 
금테 1마리(다른 생선도 무방), 타임 2줄기, 이탈리아 파슬리 4줄기(미나리 사용해도 무방), 마늘 4쪽, 소금, 후추, 올리브유 100mL, 레몬 1개, 양파 3개, 감자 3~4개

만들기
1. 타임과 파슬리, 마늘을 잘게 다진 뒤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과 잘 섞어 ‘허브 양념’을 만든다. 
2. 오븐 접시에 잘게 썬 양파와 감자를 깔고 소금, 후추, 올리브유를 뿌린 뒤 생선을 얹는다.   
3. 내장을 제거한 생선의 배를 따라 칼집을 내 속에 허브 양념을 집어넣는다. 이때 레몬을 얇게 썬 것을 함께 넣는다.
4. 생선 위에 올리브유를 뿌리고 190도에 예열한 오븐에서 20~30분 굽는다. 
 

매주 태극권하고, 평소 걷는량 늘리는 데 집중 
전 교수는 신체 활동을 위해 매주 태극권을 하고 있다. 
“매주 1회씩 태극권을 배우고 있어요.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처음 태극권을 시작한 것은 병원 식구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중 우연찮게 지인 중 태극권을 가르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가 좋았다. 
“태극권을 하면 경직된 관절이 이완되고 몸 전반에 기운이 생겨요. 그리고 근력이 실제로 늘어납니다. 미국에서는 태극권 기공을 중간 강도의 운동으로 인정하고 있어요. 저 역시 태극권을 하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지고 자세도 발라졌어요. 참, 지금 입고 있는 바지가 헐렁헐렁한데, 태극권을 하기 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웃음).” 
전 교수는 매일 걷기 운동을 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는다. 
“태극권도 물론 건강에 좋지만 평소 걷는 양 늘리기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앉아서 일해 근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요. 걷기만 해도 다양한 신체 건강 지표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저도 걷는 양을 늘리려고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려고 해요” 
전미선 교수는 주말에도 6000~8000보는 걸으려고 노력한다. 병원에서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14층 계단을 두세 번 오른다. 
“실제 환자들에게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평소 걷는 양을 늘리라는 거예요.”

하루 1시간 명상으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 가져 
전미선 교수는 정신적인 안정이 신체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전 교수는 하루에 1시간씩 명상을 한다. 3년 전에는 명상 지도자 과정까지 마쳤다. 지도자 과정에 참여할 때는 6개월에 400시간 이상을 명상했다. 또한 10년 전부터 매주 1회 2시간씩 암 환자와 그들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명상을 가르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 명상을 시작한 것은 내 안에 화가 많아져서예요(웃음). 스스로의 화를 다스리기 위해 명상을 시작한 셈이죠. 명상은 결국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인데요, 화가 올라올 때 이를 인식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결국 화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전 교수는 몸과 마음이 힘들 때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이 왜 힘든지 알면 그것을 놓는 힘, 생각을 바꾸는 힘을 기를 수 있어요. 이런 시간을 가졌을 때 몸과 마음의 진정한 이완이 가능합니다.”  
 

명상 따라 해보기 ‘호흡 조절’
편하게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보통은 1분에 12~15회 숨을 쉬는데 명상 중에는 1분에 5~6회 정도가 적당하다. 호흡하면서 숨이 발끝으로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전미선 교수는 “이렇게 단순히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명상 이완요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명상이 몸을 이완하는 효과는 이미 여러 논문으로 증명됐어요. 우울감 완화를 비롯해 통증 조절에도 도움이 돼요. 정신이 안정화되면 통증도 덜 느낄 수 있어요. 명상으로 체내 염증 수치가 줄어들고 ‘텔로미어’라는 장수 유전자가 덜 짧아진다는 연구도 있죠. 결국 마음의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전 교수는 명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명상을 알기 전에는 일할 때 긴장하고 안달복달하는 성격이었어요. 하지만 명상을 한 후 이런 성향이 줄었고 화도 덜 나요. 원했던 일이 안 돼도 이를 받아들이고 단순한 결과보다는 배경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어요. 주변 사람들도 제 얼굴이 많이 편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병원 암 치료 신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집중하세요
암 환자를 평생 봐온 전미선 교수가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암 환자들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평생 안고 살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암 치료 기술은 선진국보다 앞서갈 정도로 발달했어요. 병원에서 제시하는 치료법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따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요. 평소 자신의 건강한 식단, 운동, 체중조절, 감정 관리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라요.”
그가 주로 보는 유방암 부인암 환자들과 관련해서는 어려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조기 검진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한 가지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고자 했다. 
“여성호르몬에 예민한 유방암 등에 콩 섭취가 안 좋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콩이 여성호르몬 유사 작용을 한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오히려 콩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일상 중 두부, 청국장 등을 먹는 것은 오히려 유방암 등의 재발을 감소시키기도 하고요. 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