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57)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 국내 최고 수준...초기 환자 5년 생존율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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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작성일자
2016-04-06 00:00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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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생식기관, 즉 자궁과 난소에 생기는 악성종양은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3가지다. 자궁경부암이 가장 흔하고, 최근 들어 자궁내막암도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소리 없는 암살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난소암은 1차 치료 후 재발률이 50∼75%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 유희석(62·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장석준(47·센터장) 교수팀이 ‘재발이 없는 암 수술, 신속 정확하고 성공률 높은 암 치료’를 모토로 삼는 이유다.
이들은 첫 진료 후 각종 검사를 거쳐 확진 판정을 내리고 다학제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 설명하기까지 1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또 부인암 전문 코디네이터(간호사)에게 바로 연결, 개인 맞춤 설명과 교육을 받도록 해준다.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다급한 마음을 잘 아는데다가 환자들도 자신에게 생긴 암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치료 순응도가 좋아지는 까닭이다.
아주대병원의 부인암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는 의사는 모두 9명이다. 산부인과 유희석·장석준·백지흠·공태욱 교수팀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미선 교수, 영상의학과 이은주·김보현 교수팀, 병리과 이용희 교수, 정신건강의학과(마음건강클리닉) 김남희 교수 등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8시, ‘튜머 보드’(Tumor Board, 종양위원회)를 열어 암 치료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튜머 보드에 오르는 부인암 환자 사례는 연간 200여명으로, 월평균 16.6명꼴이다.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는 수술 시 복강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최대한 환자 편의를 도모해주기 위해서다. 개복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궁경부암 초기에 시행하는 광범위 자궁절제수술과 자궁내막암 초기에 필요한 병기설정수술 등 거의 모든 수술에 복강경을 활용한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환자의 95%가 복강경을 이용한 근치(根治) 수술(주위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절제, 재발 위험요소를 완전히 뿌리 뽑는 치료)을 받고 있다.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양성난소종양 등 양성 종양치료 역시 90% 이상 복강경 수술로 진행한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배에 5∼10㎜의 작은 구멍을 뚫고, 그 틈으로 내시경 및 부속기구를 넣어 혹을 떼어내는 수술이다. 수술 후 흉터가 눈에 거의 띄지 않고 통증도 적으며 회복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혹 덩어리가 커서 다른 병원이 개복수술을 권유했던 환자도 이 센터에선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배꼽 부위에 단 한 개의 구멍만 뚫고 시술하는 ‘단일공 복강경 부인암 절제수술’에 대한 반응이 좋다.
신속 정확하고 적절한 치료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1기 이하 초기 부인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5%에 이른다.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암 수술은 임신을 원하는 경우 외엔 기본적으로 근치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자궁을 적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임신을 원하거나 미혼 여성 환자의 경우 자궁체부(아기집)를 살리고 혹만 정밀하게 도려내준다. 수술 후 생식기능 유지와 임신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현재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의 난소암 치료 성적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3기말∼4기의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의 5년 평균 생존율이 45∼50%로, 세계 평균치(18∼35%)보다 15∼27% 포인트나 높다. 이 성적은 미국부인종양학회와 미국종양외과학회 공식저널에도 소개돼 세계 종양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유희석 교수는 “지난해 싱가포르 산부인과 의사들이 센터를 방문하는 등 다빈치 로봇과 복강경을 이용해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을 제거하는 모습을 참관하려는 동남아시아 의료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석준 교수는 “홍콩산부인과학회 초청으로 다음 달 21∼22일 홍콩대학에서 ‘진행성 난소암의 종양감축수술과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가임능력 유지를 원할 때 어떻게 수술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특강을 한 뒤 수술 시범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희석·장석준 교수는 스승과 제자 사이로 ‘실과 바늘’ 관계… 왕성한 연구력도 닮아
유희석 교수와 장석준 교수는 아주대병원 부인암센터에서 실과 바늘로 통한다. 그만큼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이여서, 떼어놓고 얘기하기 힘든 ‘특수 관계’다.
두 사람은 15년 연상연하의 사제지간으로 시작해 손발 잘 맞는 동료로 발전했다. 유 교수는 1954년생, 장 교수는 1969년생이다. 유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아주대 의대 개교 및 부속병원 개원과 동시에 가르친 첫 제자가 장 교수다.
1979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유 교수는 옥포대우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거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제임스 암센터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1994년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부임했다. 병원행정에도 밝아 그간 교육수련부장, 연구지원실장, 아주대병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부인암 분야 10대 명의로 꼽힌다. 특히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수술 권위자다. 자궁경부암 치료법으로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용하는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국내 최초로 시행해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교수는 장 교수에 대해 ‘연구와 진료 역량이 뛰어난 제자이자 동료 의사’라고 평가했다. 난소암 치료 분야에선 국내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경험과 기술을 갖춘 실력파 의사라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해외 연수를 미국부인암학회 내에서도 난소암수술 귄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로버트 브리스토우 어바인컬럼비아주립대 교수 연구실에서 보냈다.
두 교수의 연구력도 왕성하다. 유 교수는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SCI급 논문 100여편을 포함해 지금까지 30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장 교수도 SCI급 논문만 벌써 50여편에 이른다. 두 사람은 지난해 출간된 난소암 수술 교과서 ‘난소암 수술(Surgery for Ovarian Cancer)’ 3차 개정판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암 치료 시 수술 기회는 딱 한번이다. 성공률이 떨어지는 재수술은 의미가 없다. 처음 할 때 온 정성을 다해 철저하게, 확실하게 해야 한다.” 유희석·장석준 교수팀의 부인암 치료 원칙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84808&code=14130000&sid1=hea>